희망적으로
ㅡ박재희의 단소 연주
도, 레, 미, 파, 솔이든
궁, 상, 각, 치, 우든
내 귀에 잘 들리는 소리보다
들리지 않는 소리에만 정성 들이는
저 단소 소리는 희망적이다.
희망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니까
안 들리는 소리와 소리 사이에서
단소가 숨 멈추고 어깨춤 춘다.
그 움직임 따뜻해 내 헌 몸 치유된다.
구석의 무시된 소리들도 일어선다.
희망적으로 살라고 한다.
모두들 어디에 살고 있기에
큰 소리는 큰 산을 넘어가고
낮은 단소는 계곡의 물이 된다.
자연 한 폭이 무너지며 내게 안긴다.
유약해지지 말라는 소리로,
희망적으로.
*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문학과지성사(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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