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기억하는가 기억하는가 [허수경]

초록여신 2008. 8. 2. 14:55

 

 

 

 

 

 

 

 

 

 못에 연분홍 푸른빛 연밥이 열린 거, 연밥 따던 아씨들이 그 못가에 있던 거

 

 

 못 위를 지나가던 바람이 붉은빛이거나 누런빛이거나 하던 거

 

 

 그 위를 검거나 퍼렇거나 한 입성을 걸치고 죽은 이들이 걸어다니던 거

 

 

 걸어다니면서 연밥 따던 아씨들을 안으려다가 허연 물빛에 스러지던 거

 

 

 그래서 물이 검거나 푸르거나 허옇거나 하던 거

 

 

 그 물 위를 불을 인 잠자리들이 날아다니며 갈그림자 던지곤 하던 거

 

 

 

 

 

*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문학과지성사(2005)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기 가 쉬고 싶다 [장철문]  (0) 2008.08.02
시간언덕 [허수경]  (0) 2008.08.02
별이 빛나는 밤에 [장만호]  (0) 2008.08.02
태백행 [장만호]  (0) 2008.08.02
장대비 [장만호]  (0) 2008.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