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장대비 [장만호]

초록여신 2008. 8. 2. 05:55

 

 

 

 

 

 

 

 

장대비 온다

 

 

우산을 뚫고

들어와 지금, 내 몸에 박히는 비

 

 

죽창처럼 떨어져

흥건하게 고이는 비

 

 

장대비 온다

 

 

처마 밑에서

비스듬히

하늘을 올려다보는 아이처럼

쭈그리고 앉아

비와 비 사이를 가늠하는 뒷방 할머니처럼

 

 

제기천변 반지하방 방범창

죽순처럼 삐져나온 얼굴들이

 

 

걱정스럽게 마디를 세어보는 비

장대비 온다

 

 

 

 

 

* 무서운 속도, 랜덤하우스.

 

 

.......

///////

비가 내리고 바람은 불고 그야말로 상쾌한 아침이다.

죽순처럼 삐져나온 그리움이 우산의 몸에 부딪히며

추억을 되살려낸다.

삶이란 장대비 같은 것 아닐까?

(비는 내리고, 초록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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