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 온다
우산을 뚫고
들어와 지금, 내 몸에 박히는 비
죽창처럼 떨어져
흥건하게 고이는 비
장대비 온다
처마 밑에서
비스듬히
하늘을 올려다보는 아이처럼
쭈그리고 앉아
비와 비 사이를 가늠하는 뒷방 할머니처럼
제기천변 반지하방 방범창
죽순처럼 삐져나온 얼굴들이
걱정스럽게 마디를 세어보는 비
장대비 온다
* 무서운 속도, 랜덤하우스.
.......
///////
비가 내리고 바람은 불고 그야말로 상쾌한 아침이다.
죽순처럼 삐져나온 그리움이 우산의 몸에 부딪히며
추억을 되살려낸다.
삶이란 장대비 같은 것 아닐까?
(비는 내리고, 초록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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