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자라는 시간 청동으로 된 시간
차가운 시간 속 뜨겁게 자라는 군인들
아이들이 앉아 있는 땅속에서 감자는
아직 감자의 시간을 사네
다행이군요.
땅속에서 땅사과가 아직도 열리는 것은
아이들이 쪼그리고 앉아 땀을 역청처럼 흘리네
물 좀 가져다주어요
물은 별보다 멀리 있으므로
별보다 먼 곳에 도달해서
물을 마시기에는
아이들의 다리는 아직 작아요
언젠가 군인이 될 아이들은 스무 해 정도만 살 수 있는 고대인이지요, 옥수수를 심을걸 그랬어요 그랬더라면 아이들이 그 잎 아래로 절 숨길 수 있을 것을 아이들을 잡아먹느라 매일매일 부지런한 태양을 피할 수도 있을 것을
아이들을 향해 달려가는
저 푸른 마스크를 쓴 이는 누구의 어머니인가,
저 어머니들의 얼굴에 찍혀 있는 청동의 총,
저 아이를 끌고 가는 피곤한 얼굴의 사람들은
아이들의 어머니인가
원숭이 고기를 끓여 아이에게 주는 푸른 마스크의
어머니에게 제발 아이들의 안부 좀 전해주어요
아이들이 자라는 그 청동의 시간도, 그 뜨거운 군인이 될 시간도
*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문학과지성사.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百年 ....... 문태준 (0) | 2008.08.01 |
---|---|
똥 누는 시간 [장철문] (0) | 2008.08.01 |
낯익은 당신 [허수경] (0) | 2008.08.01 |
사랑 [문태준] (0) | 2008.07.30 |
눈물에 대하여 [문태준] (0) | 2008.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