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행운의 나비가 보이네요
팔랑팔랑
세상 좋은 향기란 향기는 다 풍기는 듯하네요
주위를 그 자신의
행운의 빛으로 환하게 밝히네요
먼 빛으로라도 행운의 나비를 보면
우리는 미소짓죠
이리 와, 이리 내게로 와, 행운의 나비야
우리는 행운의 나비를 만나고 싶어하죠
행운의 나비는 내려앉는 데서마다
듬뿍 행운의 가루를 묻혀 날아가죠
우리의 눈을 부시게 하고
우리의 가슴을 아리게 하는
행운의 나비가 저기 가네요
저기 불행의 나비가 보이네요
펄렁펄렁
칙칙한 빛깔의 묵직한 날개
주위가 다 캄캄해지네요
저리 가, 저리 멀리 날아가, 불행의 나비야
우리는 불행의 나비를 피하고 싶어하죠
불행의 나비는 내려앉는 데서마다
듬뿍 불행의 가루를 묻혀 날아가죠
우리가 눈을 감고 외면하는
불행의 나비가 저기 가네요.
* 자명한 산책, 문학과지성사.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정하지 못한 단 하나의 문장 [유형진] (0) | 2008.07.29 |
---|---|
수신자 요금부담은 비싸다 [장철문] (0) | 2008.07.28 |
여름닭 [문혜진] (0) | 2008.07.28 |
슬픈 열대 [문혜진] (0) | 2008.07.28 |
무릎 위의 자작나무 [장철문] (0) | 2008.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