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주름 [성선경]

초록여신 2008. 7. 4. 08:23

 

 

 

 

 

 

 

 

 

 

 

구름이 일렁거리자 문득 하늘이 주름진다.

얼굴이 땡긴다. 긴장하는 것이다.

갑자기 구름도 주름진다. 풀잎들이 부르르 떤다.

긴장하는 것이다. 아무 말 없이 책장을 넘긴다.

활자들의 침묵. 주름졌다.

책상머리에 앉은 지 두 시간

일어서는 무르팍이 주름졌다 펴진다.

두 시간의 침묵과 두 시간의 긴장이 풀어진다.

주름, 나는 무엇이 두려운가?

문득 얼굴이 땡긴다.

 

 

 

 

 

* 모란으로 가는 길 / 서정시학, 2008. 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