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보다 일찍 밀항해 오는 것은 기억이다
비밀보다 더 일찍 월경해 오는 것은 마음이다
그 해협을 얼릴 수는 없다
막차보다 일찍 떠날 첫차가 항상 있다
먼저 차를 놓친 사람들이
언제나 일찍 고향에 도착했다
그 역을 막을 수는 없다
* 입국, 민음사.
.......
누군가의 입국을 손꼽아 기다렸던 때가 있었어요.
머리 위에 비행기가 날아가면 사라질 때까지 하늘을 쳐다 보았었지요.
입국의 즐거움 뒤에 찾아드는 출국의 씁쓸함.
출국은 언제나 이별의 종점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 다시 입국의 즐거움이 찾아들겠지만,
끝내 또 출국의 꼬리표는 떼버리지 못할 것 같아요.
도착했다, 공항이다.
출발한다, 공항이다.
되돌아오는 메아리처럼,
입국을 거절하는 누군가의 약속처럼,
(초록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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