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夏至날 [사이토우 마리코]

초록여신 2008. 6. 21. 15:24

 

 

 

 

 

 

 

 

 

 

 

하짓날엔

모든 것들이 키가 커져 보인다

하짓날 해질녘엔

수양버들나무의 긴 수염이

이승 끝에 닿아 보인다

이승 저쪽에 닿아 보인다

아픈 사람의 그림자가

저 우듬지에 닿아 보인다

 

 

 

 

 

* 입국 / 민음사, 1993.

 

 

.......

일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가 오늘이다.

그 긴 긴 오늘을 견디어낸다면 고비를 넘기는 것이리라.

오늘을 넘어서야 생의 또 다른 시작이 되는 것이다.

견디어, 견디어, 견디어 주기를 바라고 바란다.

(하짓날의 긴 길이 앞에서, 초록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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