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짓날엔
모든 것들이 키가 커져 보인다
하짓날 해질녘엔
수양버들나무의 긴 수염이
이승 끝에 닿아 보인다
이승 저쪽에 닿아 보인다
아픈 사람의 그림자가
저 우듬지에 닿아 보인다
* 입국 / 민음사, 1993.
.......
일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가 오늘이다.
그 긴 긴 오늘을 견디어낸다면 고비를 넘기는 것이리라.
오늘을 넘어서야 생의 또 다른 시작이 되는 것이다.
견디어, 견디어, 견디어 주기를 바라고 바란다.
(하짓날의 긴 길이 앞에서, 초록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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