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브라보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장석주]

초록여신 2008. 5. 30. 08:13

 

 

 

 

 

 

 

 

 

 

앵두나무는 의료보험증도 없는데

건강이 여전하시다, 올해도

원기왕성하게 꽃을 피웠다.

뜰에는 구름이 놀다 가고

바람도 잠깐씩 얼굴을 내민다.

꽃 진 자리마다 빨간 열매가 다닥다닥 붙었다.

칠순 노모는 늦게 노래바람 나서

복숭아마냥 부풀 무릎을 끌며

날마다 성북구청 노래교실에 나가고

늙은 앵두나무는 늘 심심하다.

 

 

둘 다 꾸준하시다.

 

 

 

 

 

* 절벽 / 세계사, 200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