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해질녘에 아픈 사람 ㅡ 사랑의 인사 [신현림]

초록여신 2008. 5. 11. 00:06

해질녘에 아픈 사람

ㅡ 사랑의 인사

 

 

 

 

 

 

 

 

아주 오래전에 목성을 보고
너무 아름다워 울었다는 사람이 생각나요
그 후 저 하늘 너머는 어떨까 궁금했어요
우주의 질서가 뱀처럼 똬리 틀고
이렇게 은밀히 별들과 연결됐다니, 흥미롭군요


운명선을 닮은 비행선이
저 멀리 흰 선을 그으며 사라지네요
별점 보고 돌아가는
안국동의 해질녘



찰나의 내 육체
시골 길 골목길 아스팔트 길 고행 길
길이란 길 모두 맛보며
내 몸 속에 사는 사자랑 달이랑 꽃게랑 노래하고
이승의 슬픔을 흔들며 어여쁜 추억의 한지를 쌓을게요


당신이 잘 지내길 빕니다






*해질녘에 아픈 사람,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