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품 [유승도]

초록여신 2008. 2. 22. 18:28

 

 

 

 

 

 

 

 

 

 

 

 

 

 살아가면서 내 품이 이만큼만 컸으면 좋겠다

 멀리 길이 보이고, 마르지 않는 물줄기를 아래로 보내며, 나무가 자라는 것을 지켜보며 구름을 모아 자신의 머리에 넣은 모자를 만들어 쓰는 산

 

 

 살아가면서 내 품이 이만큼만 넓었으면 좋겠다

 강이 휘도는 벌판에 아름드리 소나무 숲, 그곳에 하얀 새가 둥지를 틀고 살며, 커다란 날개를 펴 날아올라 한 바퀴 '휘' 돌아 내려앉을 수 있는

 

 

 

 

 

* 차가운 웃음 / 랜덤하우스,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