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이윤학]

초록여신 2008. 2. 24. 13:23

 

 

 

 

 

 

 

 

오른손 검지 손톱 밑 살점이 조금 뜯겼다.

 

 

손톱깎이가 살점을 물어뜯은 자리

분홍 피가 스며들었다.

 

 

처음엔 찔끔하고

조금 있으니 뜨끔거렸다.

 

 

한참 동안,

욱신거렸다.

 

 

누군가 뒤늦게 떠난 모양이었다.

 

 

벌써 떠난 줄 알았던 누군가

뜯긴 살점을 통해 빠져나간 모양이었다.

 

 

아주 작은 위성 안테나가 생긴 모양이었다.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었다.

 

 

 

 

*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 문학과지성사, 2008.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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