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수유리에 접어들자
화계사 계곡물 흐르는 소리 낭랑하게 들립니다
사람이 다니지 않으면
길은 곧 지워지고 뼈만 남겠지요
오랫동안 걸어본 사람만이
길의 정체를 알고 무릎 또한 튼튼하리라 믿습니다
당신을 만나러 가는 투명 겨울길,
살얼음 복병의 눈매로 반짝입니다
사람이 흙을 닮으면
뼈는 나무로 남는가 봅니다
꿈결처럼 웃으시며
비수를 꺼내시는 당신,
* 가장 가벼운 짐 / 창작과비평사,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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