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독버섯 요리법 [최정례]

초록여신 2008. 1. 19. 11:27

 

 

 

 

 

 

 

 

 

 

 

 

화사한 자태의 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시시각각 육신거리는 이 몸 속의 통증을

 

 

누군가가 가르쳐 주기도 하였지만

해답은 간단하다구

온라인 약국이라구

 

 

온라인 한바에 해결된다는 상투적 처방에

만성 중독이 되어

복용량은 나날이 늘어가는데

찡그린 얼굴만 가려 줄뿐이라구요

 

 

호랑이띠의 딸애를 데리고 불가마에도 갔었지요

잠시도 못참고 뛰쳐나간 새끼호랑이 대신에

곰이 되어 불가마 속에서 살아가는 심정이랄까

 

 

호랑이 새끼를 낳게 한 아버지의 아버지를

받으어 보양하는 척

독버섯 요리법을 배우는 심정이랄까

 

 

화사한 접시는 최초으 생일날부터

식탁에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 터인데

 

 

칼을 휘둘러 발라내고 다지기는 했지만

남 보기에만 그럴듯한 이 접시 앞에서

도대체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꼬이고 꼬인 이 유독성 화학 성분 앞에서

 

 

 

 

 

* 제7회 노작문학상 수상작품집 - 우수추천시인 작품 중에서, 동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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