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달리는 모든 건 숙명이다
죽어 없어지는 게 순간이라는 걸 알았다면 우리는 어린 나이에 터널 속으로 뛰어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해 여름 일곱 마리의 숫소가 붉은 살덩이가 되어서 돌아왔다. 푸른 문신이 새겨진 부러진 발목 위엔 시계바늘이 움직이고 있었다. 매를 맞아야 했던 날들과 살을 비비며 울었던 날들과 분노했던 날들이 뒤엉켜 흐르고 있었다 뼛가루로 먼지로 사라져버린 밤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털어내듯 몸을 흔들며 오렌지색 물감을 칠한 일요일 밤열차가 지나갔다. 들끓는 세월의 한복판으로
* 불온한 검은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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