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땡볕 속으로 너를 데리고 갔다
너의 생식기에 넣었다 뺀
꽃잎을 코끝에 갖다댔다
매독처럼 머리카팍이 뭉텅뭉텅 뽑혔다
뽑힌 머리카락을 뭉쳐 손바닥으로 비볐다
까만 씨앗들이 둥근 테두리 밖으로 밀려나왔다
하늘을 쳐다보지 마라
눈뜨지 마라 생각도 하지 마라
자주색 비로드 치마를 털며
너는 부끄럽게 웃었다
- 정병근, '번개를 치다'(296)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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