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목련이 환해서 맥주 생각이 났다[김서현]

초록여신 2024. 3. 29. 20:09

목련이 환해서 맥주 생각이 났다



     김 서 현

 

 

 

 

집 앞에 의자를 내놓았다
목련 꽃잎이 긴 머리카락에 떨어졌다
멈출 수가 없어서
떨어졌다
봄입니까,
라고 말을 하려던 입술이 벌어졌다

 

손각지를 꽉 끼고 걸었던 그 거리
다시 가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부어오른 목련 꽃잎 같아
지그시 눌러보았다

 

온종일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꽃잎 부풀리는 일 말고는

 

이 봄에 다시 만나게 될 너는 어떤 표정일까
저녁을 말리는 목련을 보며
너의 어떤 표정을 생각했다

 

하루라도 봄이 있었던 날은 없었다

 

 

 - 《목련이 환해서 맥주 생각이 났다》(달아실, 2023)



목련 고운 날,
밤산책.

밤이 주는 매력
목련의 꿈은 밤에 완성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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