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속으로 2
황 인 숙
인간이 다니지 않는 길로
신이 다닌다
지금처럼 깊은 밤
폭풍우 몰아칠 때
피치 못해,
어떤 이들을 참지 못해
그 길에 나선다
극도의 조심스러움과 예의를 갖추고
호기심을 감추고
겸손하게!
_《자명한 산책》(문지, 2003)
ᆢ
태풍 '카눈'은 조금전,
서울 부근을 지나 북상을 계속하며 휴전선을 넘었다고 한다.
폭풍 전야를 지나,
폭풍 속을 지나며,
폭풍이 지나는 곳곳 엄청난 빗줄기가 쏟아 부어진다.
이 빗줄기가 모든 근심을 가져가 주었으면 좋겠다.
폭풍 앞에 속수무책인 인간의 나약함,
나또한 마찬가지다.
그저 극도의 조심스러움과 예의로
겸손하게!
또 겸손하게!
기도한다.
밤새 안녕하기를,
폭풍이 지나간 뒤에도 평화로울수 있기를.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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