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이 무성해진다
이 수 명
순간이 무성해진다. 순간을 뻗어보면 순간이 아프고
순간의 대립이 없어진다.
바닥에 떨어진 방은 도막이 났다. 도막이 없어진다.
도처에서
나는 관련을 결여하고 있다.
월요일이 가득해지면 월요일 대신 나는 본격화한다.
그것은 행위와 흡사하다.
약간의 얼굴로
나는 잠깐 어떤 평형 상태에 기여한다. 그리고 오래도록
그 평형은 무뚝뚝하다.
나는 미미하게 움직인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머리가 천천히 기울어
이쪽에서 저쪽까지 무성해지길 기다린다.
어떤 순간은 기둥의 형태로 목격된다.
나는 생각이 들어설 수 없는 기둥을 바란다.
마치 또 하나의 가능성처럼 실내와 실외가 일치되는 것이다.
_《언제나 많은 비들》(문지,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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