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구나
김 사 이
늦은 밤 불쑥 울린 짧은 문자
보고 싶구나
오십 줄에 들어선 오래된 친구
한참을 들여다본다
가만가만 글자들을 따라 읽는다
글자마다 지독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한 시절 뜨거웠던 시간이 깨어났을까
여백에 고단함이 배었다
너무 외로워서 119에 수백번 허위신고했다던
칠순 노인의 뉴스가 스쳐가며
불현듯 밤잠 설치는 시골 노모가 눈에 맺힌다
더는 아무도 존중하지 않는
늙는다는 것 늙었다는 것
몸도 마음도 다 내주고 아무것도 없는
삼류들에게 추억은 왕년의 젊음은
쓸쓸함을 더하는 독주
그저 독주를 들이켜며 시들어가는 현실은
도대체 예의가 없다
나는 오랫동안 답장을 하지 못한다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창비, 2018.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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