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다시 여름, 비 내린 뒤 잠깐 [김정란]

초록여신 2015. 9. 11. 12:08

 

다시 여름, 비 내린 뒤 잠깐

 김 정 란







여름비 지나고 잠깐

도시의 길 위에서

어린 왕들의 그림자를 보았다



지친 마음 위로

모독에 노출된 열망 사이로

그들이 지나가며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잡으러 가야지



열망이여 다시 시작하자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갈 수 있는 만큼이라도

딱 한 뼘 움직이느라

내 생이 다 빠그러지더라도




*꽃의 신비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이 부끄러워할 때 [고 영]  (0) 2015.09.14
거짓말의 진화 [고 영]  (0) 2015.09.14
부석사 [고 영]  (0) 2015.09.11
꽃의 신비 [김정란]  (0) 2015.09.08
유리창의 사내[고 영]  (0) 2015.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