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부석사 [고 영]

초록여신 2015. 9. 11. 12:02

 

부석사

 고 영








귀가 깨진 석불이, 천년을

한자리에 서서 들녘을 바라보던 석불이, 자신을 한낱

돌덩이라 여기던 석불이, 어느 날 문득

연못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그만,

딸꾹질을 하고 말았답니다.



귀 없는 사람 하나가

연못 속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천년을 하루같이

온몸이 귀가 되어

들녘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었더랍니다.



자신이 본,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더랍니다.




*딸꾹질의 사이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