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고 영
귀가 깨진 석불이, 천년을
한자리에 서서 들녘을 바라보던 석불이, 자신을 한낱
돌덩이라 여기던 석불이, 어느 날 문득
연못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그만,
딸꾹질을 하고 말았답니다.
귀 없는 사람 하나가
연못 속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천년을 하루같이
온몸이 귀가 되어
들녘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었더랍니다.
자신이 본,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더랍니다.
*딸꾹질의 사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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