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것들을 위하여
신 경 림
아무래도 나는 늘 음지에 서 있었던 것 같다
개선하는 씨름꾼을 따라가며 환호하는 대신
패배한 장사 편에 서서 주먹을 부르쥐었고
몇십만이 모이는 유세장을 마다하고
코흘리개만 모아놓은 초라한 후보 앞에서 갈채했다
그래서 나는 늘 슬프고 안타깝고 아쉬웠지만
나는 불행하다고 생각한 일이 없다
나는 그러면서 행복했고
사람 사는 게 다 그러려니 여겼다
쓰러진 것들의 조각난 꿈을 이어주는
큰 솜이 있다고 결코 믿지 않으면서도
*사진관집 이층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메 양귀비 [신경림] (0) | 2015.01.14 |
---|---|
겨울 감정 [박지혜] (0) | 2015.01.13 |
겨울 숲 [박지혜] (0) | 2015.01.09 |
담담해서 아름답게 강물은 흐르고 [신경림] (0) | 2015.01.09 |
봄밤 [박지혜] (0) | 2015.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