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마트료시카 [이준규]

초록여신 2014. 11. 26. 10:02


마트료시카

 이 준 규









 창을 조금 연다. 언젠가, 너는 마트료시카를 가지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것이 무어냐고 했다. 너는 러시아 인형이라고 했다. 너는 중국 인형도 좋아했다. 나는 너에게 중국 인형이라는 노래를 들려주고 중국 인형이라는 소설도 얘기해주었다. 너는 모두 마음에 든다고 했다. 나는 오늘 고케시를 보았다. 일본 인형이다. 나는 그것을 너에게 주고 싶다. 귀엽고 오래되고 조금 두려운 것으로. 그날, 비는 내리지 않았다. 나는 너에게 나의 숲을 주고 싶었다. 조금도 두렵지 않은 완전한 숲을.




*제14회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 최종후보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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