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경(邊境) 너머 친구들에게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1
편지가 너무 빈약하였네. 하지만 내가 쓸 수 없었던 것들은부풀고 부풀어올라 마침내 구식 비행선이 되어
밤하늘로 날아가 버렸다네.
2
편지는 지금 검열관에게 있다네. 그가 램프를 켜자
불빛 속에서 나의 말들이 창살 속의 원숭이처럼 튀어오르고,
창살을 흔들고, 멈추어서는, 이빨을 드러낸다네.
3
행간을 읽게나. 우리는 이백 년 뒤에 만날 걸세.
그때는 호텔 벽의 마이크로폰이 잊혀지고
마침내 잠들 수 있겠지, 삼엽충 되어.
* 기억이 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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