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변경(邊境) 너머 친구들에게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초록여신 2012. 1. 8. 17:54

 

변경(邊境) 너머 친구들에게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1

편지가 너무 빈약하였네. 하지만 내가 쓸 수 없었던 것들은

부풀고 부풀어올라 마침내 구식 비행선이 되어

밤하늘로 날아가 버렸다네.

 

 

2

편지는 지금 검열관에게 있다네. 그가 램프를 켜자

불빛 속에서 나의 말들이 창살 속의 원숭이처럼 튀어오르고,

창살을 흔들고, 멈추어서는, 이빨을 드러낸다네.

 

 

3

행간을 읽게나. 우리는 이백 년 뒤에 만날 걸세.

그때는 호텔 벽의 마이크로폰이 잊혀지고

마침내 잠들 수 있겠지, 삼엽충 되어.

 

 

 

* 기억이 나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