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노숙 [박진성]

초록여신 2011. 10. 11. 09:00

 

 

 

 

 

 

 

 

 

 

십이월 은행잎에 누웠다

 

 

새벽 고요 부서지는 소리,

 

 

응급실보다 환했다

 

 

아스팔트 뒤덮은 잎맥들은 어느 나라로 가는 길인가

 

 

등짝에 달라붙는 냉기를 덥히느라 잎들은

 

 

분주하다 갈 곳 없는 내력들처럼

 

 

잎잎이 뒤엉킨 은행잎 사원에서 한참을 잤다

 

 

사랑할 수 없다면 마지막 길도 끊어버리겠다,

 

 

은행잎 한 잎, 바스라져 눈가에 떨고 있었다

 

 

 

* 아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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