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은 묵혀두었다가 열어서 쓴다.
꿈의 기록장에 이렇게 흐릿하게 쓰여 있다
나는 북쪽을 선호한다
한 가지 色에 깊이 들어앉은 다른 색을 발굴하기까지의 기나긴 과정에 대해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일은 가능할까
나약한 존재를 자극하는 섬세한 색의 변화를,
그 미묘한 느낌의 일렁임을
문장은, 너를 낚아채고야 말았구나
너를 지탱해주고 변화시키고 다른 세계로
한 걸음 내딛게 하는 순간들
한 번 겪고 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그 자리를
북쪽은 밤의 숲에서 보는 달처럼 얼룩이 많다
모든 색은 자주 어두웠다 밝아졌다 한다
묵은 황금빛으로 이루어진 풍경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이상하고 야릇하였다
나는 여전히 북쪽을 선호한다
사람과 가장 닮은 새는 두루미,
가도의 고뇌가 때로 나의 것이 되기도 한다
* 기억의 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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