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고는 영국에 유학 중인 필자가 독서인 회원들을 위해 연재하고 있는 해외 독서 관련 소식입니다. 정은해(영국 런던대 문헌정보학과 석사과정) |
National Literacy Trust (영국국립독서재단)
영국의 국립독서재단은 2008년에 국내에서도 발표된 독서능력과 행복감의 상관관계가 크다는 연구결과로 많이 알려영국국립독서재단 (National Literacy Trust)지게 된 곳이다. 영국에는 독서 또는 독서교육 관련 기관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가장 활발히 캠페인을 벌이고 관련 연구를 끊이지 않게 하고 있는 재단이다. 한국에서는‘국립독서재단’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Literacy'는 ’읽고 쓰는 능력’을 지칭하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자면 독서뿐만이 아니라 독서에서 비롯된 독서능력과 쓰기 능력 보급과 계발을 위해 활동하고 있고 보면 될 것 같다.
1992년 11월에 설립된 이래 여러 가지 독서운동 캠페인을 벌였고, 그 중에 가장 대표되는 운동은 바로 1998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국민독서의 해’ (National Year of Reading)가 아닐까 싶다. BBC 등의 언론에도 여러 차례 홍보되었고 전국의 도서관들과 협력하여 운동의 범위를 그야말로’전국’으로 넓혔으니 말이다.
그중에서도 2008년 국민독서의 해는 국립독서재단과 도서관, 지방공공단체, 학교, 언론, 출판사, 기업 등 여러 단체가 힘을 모으고 고든 브라운 총리의 지휘아래 이뤄진 만큼 그 성과 역시 컸다. 2008년 한 해 동안 무려 6,000여 개가 넘는 관련행사가 공식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저소득층 가정과 동유럽 이민자들,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 이민가족의 자녀들 등의 뚜렷한 집중 타깃을 정하여 책을 읽고자 하지만 그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을 지역도서관과 연결해 줌으로써 공공도서관의 새로운 회원가입자가 2008년 4월부터 12월까지 무려 2천3백만 명이나 되는 성과를 가져왔다. 게다가 2008년 초에는 도서관 회원 중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이 58%에 불과했던 것이 독서의 해 이후에는 도서관 회원 중 70%가 저소득층가정의 자녀들로 조사되었다.
영국에서도 도서관 회원가입을 홍보하는 캠페인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는데 이렇게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낸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시도해 봄직하다. 사실, 공공도서관은 우리나라도 뒤지지 않을 만큼 좋은 시설과 인적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시민들과 연결지어주는 고리가 없어 사서로서는 아쉬울 때가 많다. 도서관 건물들은 시멘트로 너무 딱딱하게 생겼고, 말조차 숨죽여 해야 하는 도서관 내부는 너무 조심스럽다. 사서가 된 나조차 처음에 공공도서관에 회원가입할 때 용기가 필요했으니 일반인들은 오죽할까 싶다. 독서를 하라고, 하라고 할 뿐 아니라 독서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독서재료를 찾을 수 있는 보물선인 도서관에 승선하는 법까지 알려주는 것이 진정한 도움이 아닐까 싶다.
[국민독서의 해 로고]
생각해보면, 평소에 책이라고는 읽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라며 200페이지, 300페이지짜리 책을 권유한다면 과연 몇 명이나 그 책을 읽을까. 책을 읽는 것보다 무언가를 읽는 것이 행복한 것이고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새롭게 다가오며 이민자가 많은 영국이라는 나라에서’읽기’라는 활동을 얼마나 중요하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는지를 여기에서도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다문화 가정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이런 식으로 나라 안의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여 보듬을 수 있는 독서운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성공적이었던 이 캠페인 후 국립독서재단에서는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2009년부터는‘인생을 위한 독서(Reading for Life)’캠페인을 계속하고 있다. 이 캠페인에서는 특히 인기있는 어린이 책들과 관련하여 독후활동자료들이 많이 제공되고 있어 일반 가정에서 또는 학교에서도 자료에 쉽게 접근하여 활용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독후활동 자료 예]
이외에도 국립독서재단에서는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 프로그램(Young Readers Programme), 아기와 대화하기 프로그램(Talk to your Baby),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취업과 연결되게끔 하기 위해 추진하는 일자리를 위한 말 프로그램(Words for Work)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과 연구 활동들을 벌이고 있다.국립독서재단홈페이지(http://www.literacytrust.org.uk)방문과 트위터 계정 (@Literacy_Trust)을 팔로잉하면 더 자세한 사항과 최신 소식을 알 수 있다. 또한 국립독서재단에서 소개하는 Wikireadia(http://www.wikireadia.org.uk)를 방문하면 독서운동 관련한 모든 소식과 기사를 한 군데에서 볼 수 있다.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 프로그램
(Young Readers Programme)
첫 번째는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부모들이 자녀들의 독서를 돕도록 구성된 총 5주간의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번 진행될 때마다 지역에서의 전문가 (교사, 사서)들이 참여해 10쌍의 부모와 자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목표하는 바는 독서 자체에 대한 집중이 아니라 독서자료를 알맞게 선택하는 전략을 짜는 법, 다양한 관심사와 능력에 맞는 책을 찾는 법 등을 가르치며 지역도서관에서는 영국 전국에 있는 대형 마트인 WHSmith의 지원을 받아 배운 것들을 실천하게끔 이어준다.
두 번째 학교와 도서관을 대상으로 하는 과정은 스타벅스에서 후원하여 2008년 소개된 이후 지속되고 있다. 도서관에서 1~3개의 행사를 기획하여 도서관이라는 공간과 사서에 익숙해지도록 한다. 이 행사를 통해 아이들은 이에 참여한 사서와 도서관에 더 친숙하게 여기게 되어 그 뒤 꾸준한 이용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책이 아니라 책이 있는 곳에 대한 소개를 하는 셈이라고 할까. 도서관은 정말 서점과는 다른 위화감이 있다.
세 번째 프로그램은 소년소녀가장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2011년 1월부터 진행, 위의 프로그램들과 다른 점은 심리적 안정을 제공을 위해 관련 전문가들도 참여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모든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점은 아이들이 책을 ‘소유’하게끔 해준다는 것이다. 본인이 고른 책을 소유하게끔 하여 고르는 것의 즐거움을 알게도 해주지만 집에 본인의 책이 있는 아이들이‘읽기’를 즐거워한다고 한다. 또한 전국적으로 체인점이 있는 마트와 카페에서 후원을 받고 홍보를 진행함으로써 책이 가깝지 않은 곳에서 책을 가까워 하지 않는 사람들도 프로그램을 가까이에서 참여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이외에도 국립독서재단 홈페이지(www.literacytrust.org.uk) 방문시 연령대별 추천도서 목록과 구연동화가 명단 등 도서관과 학교에서 독서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제공하는 다른 정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프리미어리그 선수들과 함께하는 독서 패키지’(Premier League Reading Stars Pack)이다. 축구는 좋아하지만 책을 읽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 남자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내용으로 영국 유명 축구선수들이 총출동하여 읽기를 권유하는 데 어느 아이가 거부할 수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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