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만신(萬神) ……· 김지유

초록여신 2011. 5. 16. 16:36

 

 

 

 

 

 

 

 

 

 

 

 

만약 네가 들어와 나를 부수고, 내가 무너진 자리에서

 

합방이 가능하다면 세상도 눈부실 만한 일이지

 

예수도 부처도 기어들어올 걸

 

몸 구석구석 구멍 뚫고 내장도 꺼내고

 

들어올 때까지 기다릴게

 

가두어 버려야지, 처녀라면

 

짙은 화장에 방울 흔들며 있는 힘껏 부서져 볼 만하지

 

목숨도 타고 작두도 탄다는데

 

고맙지, 기꺼이 사랑해주지

 

이승과 저승 사이 무너질 벽, 당신

 

몸 걱정일랑 하지 마 만신창이가 되어줄게

 

히죽히죽 돼지처럼, 그래

 

이승부터 엎어주지

 

 

 

* 액션페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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