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아, 하고 입 벌리고 다무는 사이 [배영옥]

초록여신 2011. 3. 28. 23:20

 

 

 

 

 

 

 

 

 

 

목련나무 가지 끝

주먹 꼭 쥔 꽃봉오리와 꽃봉오리 사이

흰나비 한 마리

횡으로 종으로 떠다니고 있네

 

 

낮게 또는 높게

제 날갯짓의 간곡한 사연을 들으라는 건지

들어서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

 

 

팔랑과 팔랑 사이

천근만근 날개가 펼쳐 보이는 묵직한 숨결을

목련이 받아안고 있네

 

 

아, 하고 입 벌리고 다무는 사이

 

 

나비는 저 홀로 피고

목련은 저 홀로 지네

 

 

 

* 뭇별이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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