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감꽃 [장석주]

초록여신 2010. 10. 24. 18:49

 

 

 

 

 

 

 

 

 

 

마당엔 미처 열매 되지 못한 감꽃들이 나뒹군다

아우와 나는 감꽃을 주워 먹으며

햇빛 속을 걸어간다

길들이 혈관 속으로 들어와 흰 꽃이 된다

 

 

그때마다 내 혀끝에서 문드러지는

농익은 슬픔

 

 

 

 ㅡ 『간장 달이는 냄새가 진동하는 저녁』, 세계사(2001)

 

 

* 감나무 잎에 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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