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가 나만 비껴가겠나?
대나무 흰 뿌리가 다 파헤쳐졌네
우추죽순의 시절 다 지나갔네만
모진 목숨 어쩌겠나? 짧은 마디 비틀어
하늘 쪽으로 춤사월 펼치고 있네
이파리로 시작해서 이파리로 끝나는
가운데가 뿌리인 생, 말편자 같은
척추 마디를 달려가고 있네만
관통이나 직통은 멀기만 하네
벼랑에 매달려 있기 때문도
마디가 많기 때문도 아니라네
어디로 뻗어나가도 결국
몸 안에다 마디만 늘리는 일,
빈손이 허전하면 톱이라도 들고 옴세
대나무 숯불구이 어떻겠나?
대는 대를 떠나야만 관통이든 파죽이든
끝장을 볼 것 아니겠나? 모진 것끼리
피식피식, 대꽃 한번 피워봄세
* 정말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군가 창문을 조용히 두드리다 간 밤 [김경주] (0) | 2010.07.26 |
---|---|
펭귄의 독서 [이근화] (0) | 2010.07.24 |
아는 사이 [박라연] (0) | 2010.07.24 |
늙은 선풍기를 위하여 [엄원태] (0) | 2010.07.20 |
너무 늦은 생각 [박라연] (0) | 2010.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