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풍경 [조창환]

초록여신 2010. 7. 1. 09:40

 

 

 

 

 

 

 

 

 

 

 

풍경이 슬그머니 일어나

엉덩이 털며 돌아설 때

 

 

침 묻은 포도 알 하나 굴러

밟힌다 체액 많은 에일리언처럼

 

 

낯설다

 

풍경이 몸을 둥글게 말고

허공을 밀쳐본다

 

 

꽃 떨어진 자리다

 

 

냄새도

그림자도 남아 있지 않다

 

 

풍경이 제자리로 돌아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벗어

나무에 건다, 풍경은

 

 

나무를 본다

 

 

 

 

마네킹과 천사 / 문학과 지성사, 2010.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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