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슬그머니 일어나
엉덩이 털며 돌아설 때
침 묻은 포도 알 하나 굴러
밟힌다 체액 많은 에일리언처럼
낯설다
풍경이 몸을 둥글게 말고
허공을 밀쳐본다
꽃 떨어진 자리다
냄새도
그림자도 남아 있지 않다
풍경이 제자리로 돌아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벗어
나무에 건다, 풍경은
나무를 본다
마네킹과 천사 / 문학과 지성사, 2010.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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