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붉은 열매 속을 걸으며 누군가
어쩜 먼나무인 줄 알았네, 하고 탄식하듯 낮게 읊조린다
스쳐가는 그 말끝 건져올려 '먼나무 당신' 소리없이 되뇌면
머나먼, 눈먼, 나무 한 그루 떠듬떠듬 지팡이도 없이
보이지 않는 눈밭을 헛밟으며 온다
잎자루에서 이파리까지 먼나무
어둠들 청수바다 건너 노래만큼 먼나무
발자국도 그림자도 얼룩얼룩 붉은 문장 저 나무, 구름과 새도 아직 보지 못한 먼나무
*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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