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던 '거리'가 있다
함께였는데 '거리'를 둔다
징글벨이 울리는 '거리'
벚꽃이 혼자 피는 '거리'
넘어올 수 있는 '길'
넘어가지 못하는 '길'
'길'들을 한데 모아
점선을 따라 접는다
실선을 따라 오린다
잘게 자른다
뿌린다
수북이
꽃잎이 지고
두근거림도 수런거림도
낙엽으로 쌓여 썩은
땅 위에
꽃씨들이 풀씨들이
자라
발목을 뒤덮고
허리를 휘감고
마침내는
머리맡까지 우거질 때까지
* 4월아, 미안하다 / 민음사(2007)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이 피는구나! [이선영] (0) | 2010.04.30 |
---|---|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이선영] (0) | 2010.04.30 |
온몸이 지우개가 된 여자 [심언주] (0) | 2010.04.30 |
목련 [김기택] (0) | 2010.04.29 |
유전하는 밤 [김기택] (0) | 2010.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