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나들이 나온
아기 참새들에게, 흩어지지도
저 혼자 날아가지도 말라고
어미가 다짐받고 있네요
한참 만에 어미 참새가
벌레 한 마릴 물고 왔어요
막막한 세상으로 아기들이
다 날아가버렸는데 말이에요
다섯 마리 가운데 무녀리 한 마리
녀석의 마지막 끼니가 악물려 있네요
어미의 벙어리울음을
벌레의 솜털이 다 받아내고 있어요
하늘을 날아온 저 벌레의 집에도
남은 식구들의 목멤이 있겠지요
일파만파, 세상을 조여오는 그 몸부림이
어미새의 젖은 눈길과 만나면 회오리가 일겠지요
삼킬 수도 내려놓을 수도 없는
슬픈 실타래, 허공에 가득할 테니
눈을 비비는 거겠지요
그댈 만나러 갈 때마다
참새처럼 작아지는 거겠지요
눈꺼풀이 떨리는 거겠지요
* 정말 / 창비, 2010.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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