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속의 무대, 실레마을 산책, 김유정문학촌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증리 868-1(실레마을)
"나의 고향은 저 강원도 산골이다. 춘천읍에서 한 이십리가량 산을 끼고 꼬불꼬불 돌아가면 내 닿는 조그마한 마을이다.
앞뒤 좌우에 굵직굵직한 산들이 빽 둘러섰고 그 속에 묻힌 아늑한 마을이다.
그 산에 묻힌 모양이 마치 옴팍한 떡시루 같다하여 동명을 실레라 부른다."
작가가 나고 살고 자란곳에 작품의 무대가 되는 마을의 모습입니다.
마을전체가 작품들의 무대가 되고 있는 곳이 바로 증리, 실레마을입니다.
소설가 김유정(金裕貞, 1908.1.11~1937.3.29)
짧은 생애속, 굵직한 소설들을 남기고 간 작가입니다. 실레마을에서 태어나 가족 모두 서울로 이사를 하지만, 이듬해에 어머니를, 2년뒤에는 아버지를 여의게됩니다. 재동보통학교를 거쳐 휘문고보에 검정으로 입학하고 연희전문 문과에 입학하나 출석일수가 적어 제적 되어 다시 실레마을로 돌아와 조카와 함께 야학을 하며 농우회 활동과 농촌계몽운동에 힘을 쏟습니다. 1933년 절친한 친구였던 안회남의 주선으로 <산골나그네>를 발표 하면서, 193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낙비>가 당선되고, 조선중앙일보에 <노다지>가 가작입선 되어 정식으로 등단하며 <봄.봄>, <안해>, <금 따는 콩밭>등의 작품 활동을 펼칩니다.
이 후에도 <동백꽃>, <가을>등의 작품을 발표 하지만 어려서 부터 키워온 폐결핵과 고질병인 치질이 악화 되면서
37세 젋은 작가의 생을 마감합니다.
준비 없는 만남,
길손의 기억으로 오래전 영화 <땡볕>을 숨어보며 혼자 숨고르기(?)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 길손관람불가였던 영화로 조용원의 허벅지를 보고 코피 쏫을 뻔한 영화 였지요. 하루 종일 몽실몽실한 기분을 만든 영화,
그 영화의 원작이 김유정이란 사실을 알게 된것도 그 시기인듯하고, 아마도 작가의 소설을 접하기 시작한것도 그 즈음인듯 합니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한참을 잊은 작가, 김유정
문득, 일요일 아침 길을 나섬에 목적없는 길을 떠나며 춘천으로 향하고 축제분위기에 익숙한 북한강의 섬들을 뒤로 보내고 도착한 곳이 김유정 문학촌입니다.
이름도 문학관이 아닌 문학촌입니다. 문학관이 있는 자리가 작가의 생가지이고 마을의 모두가 작가의 작품무대이기 때문입니다.
작품속의 무대를 처음 밟아보는 마음, 차근차근 마을을 둘러 봅니다.
문학관으로, 야학터로, 발길을 돌려 마을의 방앗간으로 봉필영감의 집터로, 마을을 둘러 보는데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는 않습니다.
실레마을의 지금 모습은,
작가가 말하는 "아주 빈약한 촌락"의 모습은 아닙니다. 그저 평범한 조용한 시골 마을입니다.
가방에 카메라를 메고 마을의 이곳저곳을 기웃 거려도 뭐라 하는 이도 없을정도의 조용한 마을,
추수를 기다리는 벼와 무게에 눌려 떨어지기 직전의 아슬한 늙은 호박, 그리고 먼지 풀풀나는 그런 흙길의 골목이 있는 그런 시골입니다.
사람보다 개가 먼저 반기는, 넓은 길보다 소로의 길을 찿는 재미를 느끼는 그런길이 그득한 마을입니다.
젊고 활기찬 모습보다는 느릿느릿한 노인어르신의 허릿짐 쥐신 발걸음이 더 가까운 곳입니다.
나오는 길,
막국수에서 비빔 막국수 한그릇 주문하고 잘 끊여진 뜨거운 육수 한잔을 들이 킵니다.
뜨거운 육수, 그러나 입으로는 시원하다라고 말합니다. 계속 당기는 육수맛에 석잔이나 비우고 나니 헛배가 불릅니다.
매콤한 막국수 한그릇 비우고 배를 탕탕 치며 길을 나섭니다.
이제 집에 가야지요.
다음, 이곳을 찿아 금병산을 올라 작품속의 세계를 그대로 걷고 싶습니다.
동백꽃의 길로, 산골나그네길로,금따는 콩밭길로 그리고 헛기침 만드는 물레방앗간으로..
생가와 정자입니다.
기념관 내에서
<봄.봄>의 봉필영감이 살던 집터입니다.
[여행메모]
김유정문학촌 : www.kimyoujeong.org 033-261-4650
-관람정보 : 09:00~18:00 (동절기 09:30~17:00)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주차료 : 없음
-가는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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