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바다의 성분 [허만하]

초록여신 2009. 9. 7. 09:38

 

 

 

 

 

 

 

 

 

 

 

 최초의 인간이 흘렸던 한 방울 눈물 안에 모든 시대의 슬픔이 녹아 있듯 바다에는 소금이 녹아 있다. 뺨을 흘러내리는 최초의 한 방울이 머금고 있었던 가장 순결한 푸름. 바람이 불타는 누런 보리밭에서 낫질하는 사람 이마에서 떨어지는 땀방울 안에 바다가 있다. 낯선 도시 밤하늘 먼 별빛을 바라보는 눈에 고이는 눈물 안에 바다가 있다.

 

 

 바다(海) 안에는 어머니(母)가 있다. 발가숭이 알몸의 내가 최초의 물을 온몸으로 느꼈던 기억 이전의 바다. 내 목숨 최초의 열 달을 한 마리 물고기처럼 캄캄한 그 안에서 촉감으로 사귀었던 태초의 바다. 어머니 사랑처럼 한계가 없는 아, 눈부신 바다

 

 

 

 

 

 

* 바다의 성분 / 솔 출판사, 2009.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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