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의 우리들이여
시간을 잃은 지 오래되지 않았는가.
생각해보자, 예컨대
돈과 기계에 마비되어
바삐 움직이면서
시간을 돈 쓰듯 물건 쓰듯 쓰기만 하고
시간 자체!를 느끼는 일은 전무한 듯
하니, 시간의 꽃인 그 시간 자체는
어떻게 되었는가.
시간 자체를 느낄 때에만 피는 그 꽃
그 꽃의 향기 없이는, 그
향기를 깊이 들이마시는 코 없이는
인생살이도 이 세상도 허섭스레기일 뿐인데
시심(詩心)에서나 겨우 그 꽃 그
꽃 시간은 희귀하게 동터오니
이미 망한 세상에서 우리는
이미 망한 줄도 모르고 살고 있는
여지없이 망한 인생임에 틀림이 없다.
* 광희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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