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上에도 은하철도가 있어
무한궤도를 列車가 달리고 있나봐
빅뱅처럼 아득해 기적소리 들을 순 없지만
레일을 스칠 때마다 별빛이 태어난다는 걸
검은 밤들은 알고 있지
밤에서 밤으로 전해지는 우주의 비밀 우편함 속엔
태어난 별들의 餘事가 우글거린다네
방금 내 머리맡 기웃거린 별똥 하나는
은하驛 떠나 아폴론 만나러 가는 파에톤일지도 몰라
빛으 속도로 가고 또 가다가
긴 꼬리 거두고 에라다누스 江*에 떨어져 죽기도 하지만
空腹이 지나면 또다시
섣부른 모험심에 들떠 열차에 오르겠지
궤도 없는 궤도는
시작도 끝도, 과거도 미래도 없네
밤은 광속으로 우편함 뚜껑을 열어
찬란한 神들의 이야기를 실시간으로 전송한다네
간혹 열차들끼리 충돌해
굉음과 함께 번개 긋기도 하지만
별들은 열차바퀴 아래서 자꾸 태어나고
천, 상, 열, 차, 분, 야, 지도, 도, 몇 장
내 주머니 속에서 낡아가네
별들도 지상을 떠돌더니 닳고 닳아
지갑 속에 납작 엎드린 채 제 운행을 의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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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라다누스 강: 에라다누스별자리에 있는 강. 파에톤이 태양신 아폴론의 아들임을 증명하기 위해 아폴론의 마차를 빌려 타고
하늘을 달리다 떨어져 죽은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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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경기도 이천 출생. 인천교육대학 졸업 2002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2005년 『시작』등단. 2002년 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해. 2009년 경기 문화재단예술진흥지원금 수혜.
* 내 영혼 21그램 / 천년의시작, 2009.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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