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마음經 . 45 ....... 홍신선

초록여신 2009. 6. 8. 03:42

 

 

 

 

 

 

 

 

 

 

어느 때는 처마 끝 녹슨 풍경 안에 은신한 청동 물고기로

후, 다, 닥 튀어 올랐다가 잠적하는

 

 

어느 때는 엉뚱하게 도청길 바쁘게 날리는 낙화들 틈새

잠깐 뒷모습 두었다가 잠적하는

 

 

그렇게 잠적에서 잠적으로

뭇 현상들의 뒷길로만 경공술로 나는 듯 자취 없이 달리는

천 길 깊숙한 잠행이여

 

 

텅 빈 허공에서도

그립다 마음 쏟으면 불쑥 나타나 보이는

보이다 불쑥 안 보이는

누군가의 가뭇없는 발소리

 

 

시작도 끝도 없이 흐르고 흐르는 바람이여 인연이여

 

 

 

 

* 우연을 점 찍다, 문학과지성사(2009. 5.)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햇살국수나 말아볼까 [고영]  (0) 2009.06.08
떠들썩한 슬픔 [고영]  (0) 2009.06.08
마음經 . 44 ....... 홍신선  (0) 2009.06.08
누가 고요의 얼굴을 봤는가 [홍신선]  (0) 2009.06.08
마음經. 42 ....... 홍신선  (0) 2009.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