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당신 마음을 말아쥐고 계주를 하겠습니다. 첫 번째 눈사람이 두 번째 눈사람에게 두 번째 눈사람이 세 번째 눈사람에게. 결승점을 통과하면 쓰러져 엉엉 울겠습니다. 서로 키를 바꾸며 서로 표정을 바꾸며 서로 그림자를 바꾸며. 오늘 당신 마음은 따사합니다-달궈진 불판처럼. 오늘 당신 마음은 붉습니다-불판의 고기처럼. 한 점 불덩어리를 삼키고 죽음이 살찌는 한낮. 뜨거워 뜨거워 뜨겁게 달리겠습니다. 기꺼이 먼 석양 붉은 물살이 되겠습니다. 그러고도 오직, 여백인 나.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다 돌고 나면 겨울은 공터만 남겠지요. 트로피처럼 바닥에 놓인 검은 모자와
* 현대문학 55주년 기념 연재(월, 수, 금 연재) / 한국대표시인 70인 - 시, 사랑에 빠지다
2009. 01.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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