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금에도 그늘이 있다
열망에도 이끼가 낀다며 돌탑을 씻어 투명을 가꾸어야 한다
명징은 나무 준엄한 높이
그 아래 아름다운 무덤 하날 장만하는 일이 나의 염원이다
꽃 빛조차도 하늘의 흉터가 되는 조그만 봄날
백분의 일 초 동안만 육체를 떠날 수 있다면
누구라도 유리창의 영혼을 만날 수 있다
누가 정신의 감옥에 감금되지 않은 사람 있는가
추운 정신이 맨발로 유형지를 걸어갈 때
한 올 실밥으로도 데워지는 육체는 편애였고 짐이었다
유리창은 언제나 준엄한 종교다
왜 유리는 붉은 피를 지니지 않았을까
왜 그는 신음하는 육체를 엄혹하게 꾸짖을까
정신의 피는 흴까
그 명징 속으로 걸어 들어가 나는 홀로 황홀한
무덤을 지으리라
그 그늘 없는 투명
통증 없는 육체가 나의 신앙이다
* 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었네, 서정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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