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비빕밥 [고운기]

초록여신 2008. 8. 16. 09:34

 

 

 

 

 

 

 

 

 

 

 

혼자일 때 먹을거리치고 비빔밥만한 게 없다

여러 동무들 이다지 다정히도 모였을까

함께 섞여 고추장에 적절히 버물려져

기꺼이 한 사람의 양식이 되러 간다

허기 아닌 외로움을 달래는 비빔밥 한 그릇

적막한 시간의 식사

나 또한 어느 큰 대접 속 비빔밥 재료인 줄 안다

나를 잡수실 세월이여, 그대도 혼자인가

그대도 내가 반가운가.

 

 

 

 

 

* 자전거 타고 노래 부르기 / 랜덤하우스, 2008.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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