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견딘 씨앗이
한 줌 햇볕을 빌려서 눈을 떴다
아주 작고 시시한 시작
병아리가 밟고 지나도 뭉개질 것 같은
입김에도 화상을 입을 것 같은
도대체 훗날을 기다려
꽃이나 열매를 볼 것 같지 않은
이름이 뭔지도 모르겠고
어떤 꽃이 필지 짐작도 가지 않는
아주 약하고 부드러운 시작.
* 소주병, 실천문학사.
.......
메리아께서 올려주신 공광규 시인의 [봄병]을 통해 그동안 먼지에 쌓여있던 <<소주병>> 시집을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시집에게 다시 봄, 빛을, 나의 사랑을 받도록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직, 우리 곁에 머물러 있는 봄을 살포시 안아주는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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