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위 하우스에서 본 하늘의 별처럼 열린 열매가 아름다워서
천 원을 주고
한 그수 식물이 심겨진 화분을 가져왔다
내 관심과 시선이 어떤 열매를 맺을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낯선 주인을 만나
식물은 입을 내밀고 좀처럼 눈을 주지 않았다
그래도 작은 새를 길들이는 심정으로 아침에 물을 주었더니
황혼의 저녁에 얼굴에 붉은 화색이 돌아오고
나를 보고 작은 미소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식물과 나의 사랑게임이 시작되었는데
사랑을 위해 식물이 입과 꽃을 피우는 수화를
나는 열심히 배워야 했다
긴 시간 후에 작은 토마토 식물이 온 몸의 기를 모아 필사적으로
나에게 보여준 것은 어린 열매 하나
열매는 태양이 뜨거운 베란다에서 말라죽었다
작은 새는 아직 날개를 준비하지 못해 죽음의 바다를 건너갈 수 없었다
시간이 사방에 푸른 심해로 모여있는
그 덫을 피해 나갈 힘이 없었다
무능한 내 손길이 방울토마토를 죽게 했다
대단위 하우스에서 농부의 손길과 동료들의 사랑이 있었더라면
붉은 열매를 맺었을지도 모를
푸르디푸른 어린 열매 하나가 화분에서 목을 매었다
* 비밀정원 / 천년의시작, 2008.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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