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기다림.
리허설을 생략한 공연.
사이즈 없는 몸.
사고(思考)가 거세된 머리.
내가 연기하고 있는 이 배역이 어떤 것인지는 나도 잘 모른다.
단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역할은 나만을 위한 것이며,
내 맘대로 바꿀 수는 없다는 사실.
무엇에 관한 연극인지는
막이 오르고, 무대 위에 올라가야 비로소 알 수 있다.
인생의 절정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는 늘 엉망진창이다.
주어진 극의 템포를 나는 힘겹게 쫓아가는 중.
즉흥 연기를 혐오하지만, 어쩔 수 없다.
임기응변으로 상황에 맞는 즉석 연기를 해야 한다.
한 발자국 내디딜 때마다 사물의 낯설음과 부딪쳐 넘어지고 자빠지면서도.
내 삶의 방식은 언제나 막다른 골목까지 내몰려 있다.
내 본능은 어설픈 풋내기의 솜씨.
* 끝과 시작,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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