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udelaire

춤추는 뱀

초록여신 2005. 11. 7. 21:52

 

춤추는 뱀

 

 

 

 

 

 

 

 

 

 

 

 

 

보고 싶어라, 무정한 님이여,

    그리고 아름다운 그대 육체에서

너울거리는 천처럼

    살결이 반짝이는 것을!

 

짙은 그대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찝찔한 내음

검푸른 물결 위에서

    떠도는 냄새 나는 바다,

 

아침 바람에 잠 깬

    한 척의 배처럼,

어느 먼 하늘을 향해

    내 꿈꾸는 넋은 떠날 준비를 한다.

 

달콤함도 쓰라림도 보이지 않는

    그대의 두 눈은

금과 쇠를 섞은

    차가운 두 알의 보석.

 

박자 맞추어 걸어가는 그대를 보면,

    초연한 미인이여,

막대기 끝에서 춤추는

    한 마리 뱀 같아.

 

그대 게으름의 짐에 눌려

    어린애 같은 얼굴이

어린 코끼리처럼

    살랑살랑 흔들리네.

 

몸을 기울여 길게 누우면,

    날씬한 배처럼

좌우로 흔들리다 물 속에

    활대를 잠그네.

 

우르릉 쾅 흘러내린 빙하로

    불어난 물결처럼,

그대 입안 가득 침이 고여

    이 사이로 올라오면,

 

나는 씁쓸하고 기분 북돋우는

    보헤미안의 술을 마시는 듯,

내 마음에 별들을 뿌려주는

    물 같은 하늘을 마시는 듯!

 

 

 

 

 

 

 

 

 

 詩 ... Baudelaire

 

 

 

 

 

 

 

 

 

* 악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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