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뱀
보고 싶어라, 무정한 님이여,
그리고 아름다운 그대 육체에서
너울거리는 천처럼
살결이 반짝이는 것을!
짙은 그대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찝찔한 내음
검푸른 물결 위에서
떠도는 냄새 나는 바다,
아침 바람에 잠 깬
한 척의 배처럼,
어느 먼 하늘을 향해
내 꿈꾸는 넋은 떠날 준비를 한다.
달콤함도 쓰라림도 보이지 않는
그대의 두 눈은
금과 쇠를 섞은
차가운 두 알의 보석.
박자 맞추어 걸어가는 그대를 보면,
초연한 미인이여,
막대기 끝에서 춤추는
한 마리 뱀 같아.
그대 게으름의 짐에 눌려
어린애 같은 얼굴이
어린 코끼리처럼
살랑살랑 흔들리네.
몸을 기울여 길게 누우면,
날씬한 배처럼
좌우로 흔들리다 물 속에
활대를 잠그네.
우르릉 쾅 흘러내린 빙하로
불어난 물결처럼,
그대 입안 가득 침이 고여
이 사이로 올라오면,
나는 씁쓸하고 기분 북돋우는
보헤미안의 술을 마시는 듯,
내 마음에 별들을 뿌려주는
물 같은 하늘을 마시는 듯!
詩 ... Baudelaire
* 악의 꽃
'Baudelai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음 뒤의 회한 (0) | 2005.11.15 |
---|---|
시체 (0) | 2005.11.15 |
머리타래 (0) | 2005.10.21 |
이국 향기 (0) | 2005.10.17 |
아름다움에 바치는 찬가 (0) | 2005.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