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친구에게 신 해 욱 열두 살에 죽은 친구의 글씨체로 편지를 쓴다 안녕. 친구. 나는 아직도 사람의 모습으로 밥을 먹고 사람의 머리로 생각을 한다. 하지만 오늘은 너에게 나를 빌려주고 싶구나. 냉동실에 삼 년쯤 얼어붙어 있던 웃음으로 웃는 얼굴을 잘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구나. 너만 좋다면 내 목소리로 녹음을 해도 된단다. 내 손이 어색하게 움직여도 너라면 충분히 너의 이야기를 쓸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답장을 써주기를 바란다. 안녕. 친구. 우르르 넘어지는 볼링핀처럼 난 네가 좋다. *생물성(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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