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감자꽃 필 무렵
곽 재 구
왕대를 엮어 만든 그 집의 사립문 앞에는
윤사월 내내 돼지감짜꽃 환하게 눈 트여
숙맥인 노란 꽃 앞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 하염없이 나눌 만했다
사립을 매단 돌각담 한 귀에는
초록색 페인트가 벗겨진 편지함이 기우뚱 매달려 있는데
해 질 무렵 갈대밭을 헤매다 온
붉은머리오목눈이 한마리가
편지함 안으로 쏙 들어가는 것이었다
* 와온 바다 / 창비, 2012.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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